30세의 노가다 인생을 정직하게 기록하는 곳.
by 보리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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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힘들다

글쓰느라고 생각정리하기도 귀찮은데 그래도 뭔가 씨부리고 싶어서
몇자 적어본다. 관심없다고 하면 죽여버릴겨.



1.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다. 대호건설이라고 요동네에선 쬐끔
큰회사고 동네에선 지명도가 있는 업체인데 미련없이
사표쓰고 나왔다. 웬지 속이 후련하다.




2.
그만두고 대학교 같이다닌 형이 다니는 회사에 들어갔다.
그렇다고 선배는 아니고..

내가 들어가기 전까지의 실무 직원은 단 한명!!!
내가 입사함으로서 직원이 무려 두배로 늘어난 회사다.
회사 이름은 쪽팔려서 말 못한다. 사기꾼 냄새가 풀풀~

입찰되게마자 바로 다른 업체에 하도급을 주는 그런 회사인데,
지금은 절친형이 전속으로 공사를 받아서 일하기로 되어있는 구조다.

나는 월급 200에 공사 이익금 일부를 보너스로 약속받았다.





3.
그런데 이 형은 경리부,관리부 출신이라 공사나 공무는 깜깜이고
주로 영업, 접대, 법무나 행정쪽으로는 훤한 편이다.
그런쪽으로는 많이 배운다. 내 생각보다 훠어어어얼씬 발이넓고,
어디서 돈도 잘빌려오고 일도 잘가져오고 추진력이 좋다.




4.
나는 대학때 아르바이트로 노가다판과 설계용역을 몇년 겪어보고
설계사무실 2년 시공회사 2년의 이제 5년차의 토목기사다.

좋은말로하면 만능이고, 사실은 두분야 다 어중간한 반쪽짜리다.
항상 업무의 70~80% 정도랄까?

그런데 절친형은 내가 만능 노가다맨인줄 알고있다.
같이 일하기전 나에게 설계변경을 부탁했을때 내가 그걸 해주면서
시공상의 주의점이나 도급내역서의 오류발견, 그리고 주말을
이용해서 측량까지 깔끔하게 해결해 줬거든..

자기가 알고있는 누구보다 내가 잘한단다.
하기야 자기 입장에서 보면 그렇게 느껴지겠지..

하지만 내가 반쪽짜리라는건 내가 가장 잘 알고있다.







5.
나는 지금 내가 살고있는 도시의 화장터 주차장 공사를 하고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일의 시작부터 끝까지 도맡아서 하고있다.
혼자서 시공하고 혼자서 설계변경하고, 각종 허가서, 각종 서류들..

모든 일을 내 생각대로 하니 즐겁기도 하고, 또 불안하기도 하다.
내가 과연 잘 하고 있는걸까?

설계고 시공이고 나는 항상 최연소였다.
피부도 흰편이고 좀 어려보이는 편인데 최소 10살에서
최대 30살 이상 나이많은 사람들이랑 일을 해왔다.
정확히 말하면 일을 지시해야 한다.
나보다 훨씬 오래된 경력의 사람들에게...

30살이 된 지금도 현장에서 최연소다.
그리고 지금은 내 위에 아무도 없다.

불안하기도 하고 설레기도하고..

좀 힘들다. 나 응원좀 해주라.
by 보리떡 | 2009/04/10 11:57 | 노가다 인생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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